비디오대여점에서도 구하지 못했던 아비정전을 볼 기회가 생겼다.
XTM이라는 케이블 채널에서 유덕화 특집주간 편성표에 아비정전을 넣은것이다,

영화는 역시나 아주 좋았다.
1990년에 개봉했을 당시에는 액션장면도 없고, 지루하게 흘러가는 롱테이크씬 때문에 일주일만에 상영관에서 내려버리는 비운을 맞았다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영화는 정말 좋았다.


참 웃긴 것이, 왕가위감독의 작품이구나, 하고 보면 그 생각만하고 보게되고, 유덕화주간이라서 보게되는구나, 하면 영화에서 유덕화만 찾아보게 되더라는 것.
결국 난 경찰복장의 유덕화를, 발 없는 새를 말하던 장국영보다 더 인상깊게 본 것 같다.
그리고 장국영에게 아이처럼 졸라대던 유가령를, 매일 전화박스를 찾아온 장만옥보다 더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마지막 씬에서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외출 준비를 하던 도박사 양조위의 장면으로 아비정전 2편을 예고하는 거라던데, 왕가위가 만들어주려나?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린 1분동안 함께 했어.
난 잊지 않을거야.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을.
이 1분은 지울 수 없어. 이미 과거가 됐으니.




세상에 발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 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친구가 없나요? 저는 남이라서... 

맘에 담고 있으면 미칠 것만 같아요! 모두 잊을거라 믿었는 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 노력했어요. 일에 매달리고 잠들면 잊겠지 생각했어요.
그 사람을 잊고 싶은데 잊을 수 없어요. 내 자신이 미워요. 계속 그럴 순 없잖아요?
오늘만 지나면 괜찮을 거예요.

늘 그얘기군요.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래요! 내일도 그럴테죠?
감정은 자제가 필요해요. 그를 못 잊겠다면 당장 그에게 매달려요.
아니면 1분내로 그를 잊어요.
 

1분얘긴 하지 마세요! ...
1분이 쉽게 지날 줄 알았는데 영원할 수도 있더군요.
그가 1분을 가리키면서 영원히 날 기억할 거라고 했어요. 그 말에 맘이 끌렸어요...
이젠 내 스스로 시계를 보면서 1분내로 잊겠어요.


 
죽기 직전 뭐가 보이는 지 궁금했어.
난 눈뜨고 죽을 거야. 죽을 땐 뭐가 보고 싶을까? ...
발 없는 새가 태어날 때부터 바람속을 날아다니는 줄 알았는 데 그게 아니었어.
그 새는 이미 처음부터 죽어있었어.
난 사랑이 뭔지 몰랐지만 이젠 알 것 같아. 이미 때는 늦었지만...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에 뭘했지? 난 기억이 안나는 데 어느 친구가 묻더라구. 

그녀가 말했군.

그녀를 아직 잊지 않았나? 

난 기억해야 할 건 잊지 않아. 서로 사귀었나?

잠시동안... 배를 탄 뒤론 연락이 없어. 우리가 안건 짧은 시간동안이었어.

나중에 그녀를 만나거든 난 다 잊었다고 전해줘...

────────────────────────────────




아비는 철새이다. 그리고 발 없는 새이다. 태어날 때 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그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들(수리진, 루루, 계모)을 떠나려고만 한다. 그가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내 생각에 아비는 동정받아야 할 인물이다. 하지만 무심해 보이는 그도 수리진과의 1분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가 수리진을 더 사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생모는 그를 아기때 버렸고 그래서 그는 버림받는 슬픔을 알고 있다. 그런 그가 다른 여자들을 버리는 것은 더 큰 슬픔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오랜 시간이 더 큰 상처를 만드는 법이다. 그는 늘 자신이 철새임을 말하며 자신은 곧 떠날 것이니 너무 사랑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그말은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수리진은 너무 답답하다. 그녀는 아비를 사랑하지만 단 한마디에 그를 떠나고는 잊지 못해 힘들어 한다. 그래서 유덕화를 만나고 그에게 잠시 마음을 연다. 수리진은 너무 약하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대로 사랑할 수 없으며 자기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그에게 마음을 연다. 막말로 꼬시기 쉬운 타입의 여자이다. 이런 사람은 늘 마음에 담아두어 그 상처가 크다. 그러나 그 해결책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그를 잊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는 그녀는 동정어린 사랑이 아니면 힘들다.


루루는 가장 일반적인 사랑을 한다. 어쩌면 가장 당연한 모습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기 싫어하며 장학우가 그녀를 좋아할 때도 그는 아비만을 사랑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사람만을 사랑하는 그녀는 참 아름답다. 물론 지나친 집착이 보이기는 하지만 사랑한다면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을까?


장학우는 전형적인 짝사랑이다. 그것도 친구의 애인이라 혼자 끙끙 앓는 사랑이다. 그는 루루를 사랑하지만 단지 그녀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만을 혼자 해 줄 뿐이다. 단지 보호해 주고 도움을 주고 싶은 짝사랑이다. 짝사랑은 참 안스럽다. 결국 그는 친구와 사랑하는 여자 모두 떠나보내고 만다. 참 가엾다.


유덕화는 수리진을 좋아한다. 하지만 짝사랑과는 좀 다르다. 그는 그녀에 대한 마음이 동정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리진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좀 더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한다. 그는 호의를 보이는 사람이다. 사랑하도록, 혹은 잊어 버리도록 많은 노력을 한다. 그리고 아비에게 그녀와의 사랑을 떠올리게 해주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가끔 수리진을 생각하며 자신이 정말 수리진을 사랑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늘 이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계모는 아비와 앙숙같고 싫어하는 듯 하지만 그녀는 아비가 18세 될 때까지만 길러주면 됨에도 그를 계속 돌봐주었고 언젠가 떠나리란 생각에 생모가 있는 곳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는 아비를 기르면서 어느덧 정이 들어 버린 어머니이다.

───────────────────────────────


아비정전 2편 ::

아비정전 2편은 아마도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대신 그는 그가 2편에서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다른 영화에서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가 처음 생각했던 아비정전 2편의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겠다.

유가령과 장만옥은 둘 다 장국영을 좋아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죽어 버렸다. 둘은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가령은 아비를 찾아 필리핀으로 가지만 그녀는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장만옥은 도박사인 양조위를 만난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장만옥은 장국영을 다 잊었다고 말했지만 그를 잊을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치유된 줄 알았던 상처는 더욱 악화된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장국영의 사랑을 얻으려는 유가령을 질투한다. 유가령은 그를 만나지 못하고 그를 잊지 못해 괴로워 하다가 결국 미쳐버린다.


내용참조 :: http://coolism.x-y.net/02-1.htm

2004/07/07 02:24 2004/07/07 02:24

Trackback Address >> http://www.happynari.com/blog/sehamam/trackback/19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kikirai 2004/07/16 11: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 영화 일케 복잡한 거였어?<br />
    완전 동사서독이야?? -_-<br />
    아~ 코딩하랬는데 귀차나...<br />
    <br />
    참!! 전체보기에서도 목록 버튼을 만드는 게 어때~?<br />
    답답해<!-- <homepage>www.cyworld.com/jerriDDong</home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