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매일 매일 들르는 손님이 있다.
아니, 손님이 아니라 주인 몰래 우리집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사는 부부라고 해야하나.

이 곳으로 이사를 온 것은 1월달.
그 때 집 인테리어를 싹 마친 후 전문 청소업체에다 바닥 왁스칠과 전체 청소를 의뢰했건만 주방의 렌지후드는 건드리지 않고 간 모양이다.
후드의 환기통 안쪽에 무언가가 살고 있다는 걸 감지한 것은 3, 4월 경쯤이었나.
처음엔 찍찍거리는 것 처럼 들려서 쥐인줄 알고 기겁을 하고 후드 부분을 손으로 두드려대고 난리를 쳤는데 두드릴때마다 주방 창으로 새가 푸드득 하고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혹시 쥐가 아니라 새인가 싶어 유심히 살펴보니 후드의 환기통 구멍을 통해 새가 드나들고 있었다.
바로 요녀석!

바로 요녀석! 이 새의 종류를 아시면 덧글 부탁드려요.


밖에서 살펴보니 다른 집들은 후드 환기통의 바깥쪽에 이런 새가 드나들지 못하도록(?) 자잘한 구멍이 뚫린 뚜껑이 덮혀져 있던데 우리집엔 그 뚜껑이 없더라.
아마 우리집이 2층이다보니 새의 마음에 더 들었는지도 모르지. 게다가 구멍 바로 앞에는 요렇게 나무도 자라고 있고.

이젠 짹짹, 푸드덕 푸드덕 소리에도 면역이 되었는지 소리가 나거나 말거나 그냥 방관하게 되었다.
새 한마리가 벌레를 물고 구멍으로 드나드는 걸 보면 아마도 둥지를 틀고 그 안에 다른 새 한마리가 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이지만, 만약 진짜로 알을 품고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 암컷 새가 알을 품고 있던 말던 그냥 둥지를 없애버린다.
    조금 몰인정하지만 그래도 우리집을 위해선 나은 선택일지도.
  • 이미 둥지를 튼 상황이라면 그냥 두는게 좋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새도 생명체잖아. ㅠ.ㅠ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 추가내용 -
wanee 님의 덧글로 힌트를 얻어 박새를 검색해 찾은 사진과 정보.
들꽃세상님의 블로그 : http://www.flworld.com/sboard1.php?qu=10&bunch=15&id=2308&page=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래도 우리집에 둥지를 튼 부부는 박새가 맞는 듯하다.
똑같네, 똑같아.
2007/06/29 00:15 2007/06/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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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innara 2007/06/29 10: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조금 난감하실것 같아요. 근데 후드틀면 바람이 꽤 세게 나가지 않나요? 만약 새끼가 태어난다면 위험하진 않을까요?

    걱정되네요.. 자식을 낳아보니 세상의 생명체가 다 소중해보이더라구요.. 본가(원주)에 제사가 있어 채은이를 처가(대전)에 맡기고 다녀와서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처가에 도착했는데, 비가 와서 인지 아파트 계단에 큼직한 지렁이가 기어가고 있더라구요. 지렁이가 기어가고 있다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불쌍하다고. 내일이면 말라죽을텐데. 그래서 제가 버려진 우편 엽서를 이용해서 풀밭으로 옮겨 주었답니다. 근데 조금 높은데서 떨어뜨려서 괜찮은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괜찮겠죠? 짧은 생이겠지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 세하맘(나리) 2007/06/29 22:44  address  modify / delete

      아무래도 알을 품고 있는 듯해요. 그러니 새끼가 나오고 둥지를 떠날때까지 조금 참은 후에 망사뚜껑을 달아버릴까 하고 생각중이네요.
      지금 막 둥지를 걷어내버리기엔 제 용기가 많이 부족하네요.

  2. wanee 2007/06/29 18: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동안 후드를 틀지 않았을리가 없을텐데 생각하면, 용케 둥지를 틀었구나 싶네요... 신기해요~ ^^ 조류도감을 찾아봤는데... '박새' 인 것 같아요. ^o^//
    후드 가까운 곳에 나무가 있는다면 살짝(?) 옆으로 옮겨보면 어떨까요~ 높은 곳이면 위험 할것 같은데... 아~ 어렵네요~

    • 세하맘(나리) 2007/06/29 22:50  address  modify / delete

      사실 후드를 사용한 횟수가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어요. 게다가 아기가 잠들기라도 하는 낮시간은 집이 상당히 조용하니 안심하고 둥지를 틀었겠지요. (조용한 집이라면 우리집보다 더 조용한 집이 많을테니 그 이유는 아닐것 같지만요)
      나무는 가깝지만,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에 있는 나무이고 키도 작아 새의 둥지를 옮겨주기엔 좋은 장소같지 않아요. ㅠ.ㅠ

      그리고 저 새는 '박새'일지도 모르는 거군요.
      두마리를 자세히 살펴보니 수컷으로 보이는 놈이 조금 더 큰데 그래봐야 성인 손바닥크기보다 조금 작은 정도이고 암컷으로 보이는 놈은 근소한 차이로 작아요.
      굉장히 작은 새이니 새끼를 까더라도 그 크기가 상당히 작을것으로 예상되네요.

  3. 푸른꿈 2007/06/29 23: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좋은 징조 아닐까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기 쉽지않으니, 난감하네요.

  4. 재희맘 2007/07/03 17: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신기하네요..
    애매한곳에 둥지를 틀긴했지만, 정말 좋은징조 아닌가 싶네요..
    예전에 살던집에 박새가 자주 놀러왔는데..
    새도 예쁘고 지저귀는 소리도 예쁘던데요..
    어여 새끼낳고 둥지를 떠나기만 바래야겠네요~

    • 세하맘(나리) 2007/07/04 00:11  address  modify / delete

      월요일부터 짹짹삐약삐약 소리가 들리고 있네요. 이중으로 가려져 있는 상태라 집 안 쪽에서 그 소리는 아주 작게 들려요. 그리고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활동하는지 어두워지면 잠잠하구요.
      정황으로 보아 아마도 새끼가 알에서 나온 것 같아요.
      후드 아래의 렌지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인지라 혹시나 렌지의 열이 둥지의 새끼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까봐 걱정도 조금 되요.
      그치만 알에서 새끼로 잘 진행되었으니 열에 의한 악영향은 걱정 안해도 되는 거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