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전, 세하의 실내미끄럼틀을 분해해서 창고에 넣어버렸다. Tronyang Tronyang  

요즘 들어 미끄럼틀 위에서 위험하게 놀기 시작했는데, 항상 지켜보고 있을 수도 없고 위험하게 노는 모습이 눈에 띌 때마다 '하지 마', '안돼'를 입에 달고 살게 되니, 세하와 나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홧김에 '저걸 그냥 확 치워버려?!' 했고 치우고 보니 세하에게 약간 미안했던 건 사실이지만 치우고 보니 속이 후련하기도 하네.
세하가 서운할까 봐 이렇다 할 소리를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세하아빠와 분해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본 세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곁에서 아무 소리도 않고 있었는데 마음에 걸리네... 혹시 마음에 상처받지는 않았는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미끄럼틀이 항상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내가 잠시 일하는 동안 세하에게 즐겁게 놀 장소를 제공해줬고, 자유로운 낙서의 공간(거의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낙서가 꽉 차버렸다)이었으며, 아빠와 세하가 뱅글뱅글 돌며 잡기 놀이를 위한 작은 중심축이 되어주기도 했으며, 미끄럼틀 뒤에 숨어서 까꿍 놀이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어제는 사진에서처럼 미끄럼틀에 척~ 앉아 마치 책상에 앉은 것 마냥 그림도 그리더라.

괜히 치워놓은 건 아닌지, 세하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건 아닌지 이제 와서 고민이 되기도 하네.
어휴, 어쩐담.... Tronyang Tronyang

2008/03/24 01:38 2008/03/24 01:38

Trackback Address >> http://www.happynari.com/blog/sehamam/trackback/56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푸른꿈 2008/03/24 13: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집에 미끄럼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는데...오히려 없애버리셨네요..
    여기저기 올라가고 하는 모습을 보면 엄마아빠가 정말 불안하긴 하죠...

    • 세하맘(나리) 2008/04/05 01:32  address  modify / delete

      한시도 눈을 뗄수 없게 만들기에 세하는 좋아해도 제가 견디기 힘들어 그냥 치워버렸어요.
      여태 치운 상태인데 가끔 미끄럼틀을 찾기는 하지만, '세하가 조금 더 크면 꺼내줄게' 하면 금방 수긍하더라구요.

  2. ccanta 2008/04/04 18: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마치 생각을 하는양이 아니라 진짜로 뭔가 생각을 하고 그렸을꺼야.
    단지 생각을 그림으로 나타내는게 서투를뿐...

    • 세하맘(나리) 2008/04/05 01:34  address  modify / delete

      아마도 그런거겠지?
      세하랑 그림놀이를 해보면, 다른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지만 분명 그림에 이야기가 다 있고 뭘 그린건지 분명하더라구.
      그래서 나중에 그 그림을 보고 '요건 xx였지?'하고 엉뚱하게 물어보면 아니라고 아니라고 팔짝팔짝 뛰기도 하더라. 아주 가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