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 2006/02/01 15:02
눈높이 교육으로 살아나는 우리아이의 재능
사람은 동물과 달리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부모가 아직 양육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우 생물학적인 것에서부터 정신인지기능에 이르기까지 양육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부모의 생각과 욕심에 의존하여 아이를 키우려고 한다. 그리고는 훗날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 탓, 배우자 탓만 하려 한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고 가르칠 의무가 있다. 아이의 양육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아이의 발달 과정 측면에서 양육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출생 직후 아이는 엄마 젖을 먹는 법을 누가 알려 주지 않더라도 엄마의 품을 알아내고 젖을 먹으며 자라게 된다. 출생 1~2주부터 아이의 청각과 시각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인지 기능도 점차 발달되어 생후 약 8주 정도가 되면 엄마를 보고 웃을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 백일 무렵이 되면 점차 고개를 가눌 수 있게 되고 6개월 경이 되면 앉을 수 있게 되며, 기어 다니면서 주변 환경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기어 다닌다는 것은 시각과 청각을 이용하여 자기가 원하는 것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주변에 아이를 자극할 만한 것이 없다면 아이의 습득 기능은 발전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발달 영역 중에 손의 발달이 있는데 5~6개월에는 손바닥을 이용하여 물건을 잡다가 9개월 경에는 엄지와 다른 손가락을, 11개월 경에는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손은 ‘제 2의 뇌’라는 말이 있듯이 손동작을 통하여 뇌의 발달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돌이 지나서까지 젖병을 물게 하지 말고 이유식과 간식을 하면서 컵을 이용하여 물을 마시게 하거나 작은 음식을 집어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아이는 아마도 책 몇 권 읽은 것 이상으로 뇌가 발달하게 될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하다 보면 점차 손동작이 발달하여 흘리지 않고 물을 마실 수 있게 된다.
즉, 이런 손동작의 발달을 통하여 뇌의 발달이 촉진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다른 영역에서의 잠재능력이 유도된다는 것을 뜻한다. 언어 발달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무언가를 웅얼거리는 단계에서 ‘마’, ‘바’ 등의 소리를 내고 점차 의미 있는 단어를 말하게 되며 결국 유창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유창함이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자극(언어수용)을 통하여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게 다양한 음성과 몸짓으로 언어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표현 언어’를 보여 주어야 한다. 동화책을 읽을 때에도 감정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일상 생활 중의 얘기라 하더라도 다양한 단어를 구사하면서 아이에게 얘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 줄 때에도 아무 말 없이 갈아 주기보다는 아이에게 부모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서 갈아 주는 것이 좋다.
사람의 뇌는 태어나면서부터 그 기능이 완벽하지 않다. 지속적인 외부 자극과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이 어떠한가에 따라 뇌 기능의 수준을 향상시키며 발전시키게 된다. 따라서 각 시기에 따라 적절히 아이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아이의 능력은 향후 부모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할 것이다.
부모의 양육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릴 때부터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생후 2~3세까지의 발달 과정을 부모들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태어나자마자 갑자기 서서 걸어다니게 되는 일이란 없다. 그런데 부모 중에는 아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걷게 되었는지, 말하게 되었는지를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영아기에는 아이에게 미처 교육을 시키지 못하다가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면서부터 아이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교육시키려 하거나, 아니면 반대의 경우로 너무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아이에게 좋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교육에 덤벼든다.
두 경우 모두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 “우리 아이는 백일 때부터 유모차를 타고 다녔어요.” 라고 하는 부모를 만날 때가 있다. 이 말을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그만큼 발달이 남달라요’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사실 아이에게는 괴로움을 주는 것이다. 아이가 목 가누기가 되고 등 근육과 골격 계통이 충분히 발달되어 앉아 있을 수 있는 힘이 생겨야 아이에게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의 발달에는 단계가 있고 적절한 평가와 그에 따른 양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뇌 발달은 2~3세가 지나면 거의 완성되기 때문에 잘못된 양육으로 초래된 것을 그 이후의 교육으로 만회하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사주고 싶어하며 좋은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러한 외부적인 요건만으로 좋은 교육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의 재능을 키우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춘 ‘눈높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며 그러한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는 큰 어려움 없이 자기의 재능을 계발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글I김덕수/강북삼성병원 소아과 교수
태그 : 육아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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